내게 송재화 오빠는 8남매중 4째 오빠고, 엄마이고 아버지 역할을 한 오빠였다.
형제가 많아도 딸 하나인 나는 외로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언니가 있다면 동성끼리 서로 대화를 하겠지만 올캐들만 있는 상황속에 속을 터 놓는 상대는 없다. 부모님이 살아계셨을때는 넘 연로하셔서 터놓지 못했고, 돌아가셨을때는 그나마 의지 상대가 없어진 것이다. 남편의 사업이 승승장구해서 아주 잘살았다면 주변에 사람이 많았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에서는 있는 사람도 다 떠난 것이다. 그러니 친구나 이웃, 가족들도 떠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내게 안부와 전화를 주신 것이 네째 오빠다. 그런 오빠가 말도 안되는 이유로 세상을 떠난 것은 충격 그 자체다.
어떻게 전원 주택을 지을 임시 컨테이너와 이동식 화장실, 주말마다 별장처럼 다니던 그 집에서 말벌에 쏘여 쇼크로 사망하는가.
사람이 이렇게 허망하게 갈 수 있단 말인가.
이해 할 수 없는 삶과 죽음, 그렇게 오빠는 한마디 유언도 없이 갔다.
가슴이 찢어진다는 표현을 몸소 겪어봤다.
울때 마다 생각할 때 마다 시시때때로 가슴이 갈갈이 찢어지는 통증을 겪었다.
잠을 자려고 누워도 길을 가다가도 화장실에 가서도 오빠는 떠올랐고 수시로 눈물샘을 자극했다.
장례식을 끝내고 서울로 와서 올캐언니에게 전화하면서도 나는 흐느껴 울었다.
왜그렇게 눈물이 마르지 않는지.
오빠는 정말 보고 싶고 안타깝다.
정말 그리운 오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왜그리 허망하게 가는지 모르겠다.
조금 덜 사랑할까? 하는 생각도 해봤다.
그러고도 한편은 죽음이 멀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별거 아니라는 생각도 했다.
어쩌면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이고 누구나 맞는 일이라 두려울 일도 아니다.
다만 남은자의 슬픔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가 문제다.
남은자는 정말 그 아픔을 다 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송재순(20.9.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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